늙은 도시 왜가리의 외로운 가을!
도시의 늙은 왜가리 한 마리가 따스한 가을 햇볕 아래에서 슬픈 고민에 잠겨 있습니다.
왜가리는 곧 다가 올 겨울에 대한 노후 대책 같은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개 숙인 슬픈 왜가리는 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겨울이 되면 강물의 물고기들이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늙은 왜가리의 사냥 실력으론 끼니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홀로 사는 늙은 도시 왜가리는 슬픈 가을 다리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 다가 올 잔인한 계절을 두려워합니다.
도시 왜가리는 시골 왜가리처럼 따듯한 둥지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 왜가리는 둥지도 없이 수영강 다리 밑에 삽니다.
여름에는 다리 그늘이 좋지만 겨울에는 매서운 강바람이 몰아치는 혹독한 추위의 음지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 다리 그늘에서 물고기를 잡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혹독한 겨울을 나야 합니다.
늙은 도시 왜가리여 슬퍼 말고 용기를 내어 올 겨울도 살아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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